진종오. 스포츠동아DB
한국 첫 금…진종오의 비밀
균형감 안정감에 도움 지난해부터 착용
격발 때 느낌 유지 위해 사격 때만 신어
“11월에 첫 아이…자랑스러운 아빠 돼야”
내달 5일 주종목 50m서 2관왕에 도전
○역도화와 찰떡궁합
진종오는 작년 5월 미국월드컵 이후 역도화를 신었다. 그 대회에서 역도화를 신은 미국선수와 대화를 하다가 “균형감각에 역도화가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 귀국한 뒤 평소 절친한 후배인 역도대표팀 사재혁(27)에게 부탁해 역도화를 몇 켤레 얻었다. 역도화는 무거운 바벨을 들었다 놓았다하는 역도 선수들을 위한 신발이다. 생리학, 역학 측면에서 사격화보다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게 사실이다.
진종오는 굉장히 세심한 편이다. 연습사격을 하다가 갑자기 화장실에 갈 일이 생기면 사격장에 운동화를 곱게 벗어놓고 다른 신발로 갈아 신은 뒤 다녀온다. 격발할 때 발의 느낌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역도화는 이런 진종오와 궁합이 잘 맞았다.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진종오 측근은 “1년 이상 역도화를 신은 진종오가 균형 감각이 좋아지고 안정감이 생겼다는 말을 자주했다. 굉장히 흡족해 했다”고 전했다.
○퍼펙트 우승
완벽한 우승이었다. 진종오는 결선 100.2점, 본선점수 588점을 합쳐 688.2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2위 루카 테스코니(이탈리아, 685.8점)와는 2.4점 차. 변경수 대표팀 감독은 “연습사격 때 꾸준히 588점대를 쐈는데 본선에서 그 점수가 나왔다. 결선 5번째 발까지 계속 10점대를 쏠 때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고 분석했다. 장갑석 위원도 “본선에서 588점이나 589점을 쏘면 금메달이 확정적이라 생각했는데 시나리오대로 됐다”고 설명했다.
이 종목에서 세 번째 도전만의 금메달이라 더욱 값지다. 진종오는 2004아테네올림픽 5위, 2008베이징올림픽 때는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진종오는 또한 4년 전 베이징대회 50m 권총 금메달에 이어 한국 사격선수로는 처음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베이징 때와는 차원이 다른 금이다. 11월 첫 아이가 태어나는데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경기에 임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종오는 8월5일 주 종목인 남자 50m 권총에서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이번에도 역시 역도화를 신을 계획이다.
진종오는?
▲키·몸무게=175cm·78kg
▲출신교= 춘천교대부초∼남춘천중∼강원사대부고∼경남대
▲주요 경력=2004아테네올림픽 50m 권총 은메달, 2008베이징올림픽 50m 권총 금메달·10m 공기권총 은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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