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과 아시아경기 등 각종 국제 축구경기 중계를 통해 ‘국민 축구해설가’로 자리매김한 인물이 있다. 바로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38)이다. 박 위원은 곧 2012 런던 올림픽 축구 본선 경기를 중계하기 위해 영국으로 날아갈 예정. 스포츠행정가와 스포츠전문기자를 각각 꿈꾸는 고교생 양승범 군(17·서울 성보고 2학년)과 박정현 양(17·울산 성광여고 2학년)이 최근 ‘신나는 공부’의 도움으로 박 위원을 만났다.
런던올림픽 축구 중계를 위해 곧 영국으로 향할 박문성 SBS축구해설위원(가운데)이 고교생 박정현 양(왼쪽), 양승범 군(오른쪽)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양 군의 짧고 굵은(?) 질문으로 인터뷰가 시작됐다.
“축구 해설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why(왜)’라고 생각해요. 해설가는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상황을 시청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사람이니까요.”
축구선수가 ‘각본 없는 2시간의 드라마’를 펼치는 동안 이 드라마를 시청자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하는 것이 해설가의 임무. 이를 위해 해설가는 경기에 앞서 보통 4시간 이상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선수, 소속팀 관련 정보와 소식을 체크하고 수십 가지의 이야깃거리를 준비한다. 또 경기가 끝나면 경기 결과의 이유와 의미를 분석하고 향후 있을 경기를 전망하는 등 총정리까지 마쳐야 해설가의 몫을 다 한 거다.
○ “마음이 닿는 일에 도전하는 것이 답”
박 위원은 어릴 적부터 축구해설가가 되기로 마음먹고 맹렬히 달려온 것은 아니었다. 축구를 좋아했던 그는 청소년기에 축구선수가 되는 것을 잠시 꿈꾸긴 했지만 가족의 만류로 대학(숭실대)에 들어가 회계학을 전공했고 대학 재학 중에는 밴드 활동에 푹 빠져 한때 가수를 꿈꾸기도 했다.
스포츠해설가를 꿈꾸는 학생들은 첫 단추를 어떻게 끼워야 할까? 먼저 스포츠 에이전트(계약 대행인), 기자, 행정가, 연구원 등 스포츠 관련 전문직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그는 조언한다. 스포츠해설가는 공개 채용을 통해 뽑는 것이 아니라 기존 스포츠 전문가가 방송사의 제의를 받아 활동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이기 때문. 하지만 반드시 대학에서 스포츠를 전공할 필요는 없다. 박 위원처럼 말이다.
○ “꿈을 이뤘다. 남은 건 새싹을 키워내는 일”
박 위원은 축구 중계 외에도 각종 매체에 스포츠 칼럼을 쓰고 스포츠 관련 행사의 진행자를 맡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하루를 ‘48시간’처럼 살아간다. 앞으로는 스포츠 전문가를 꿈꾸는 유소년을 비롯해 일반 청소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강연활동과 공익적 성격의 교육사업도 펼칠 계획. 일종의 ‘재능기부’다. 박 위원은 전국의 고교생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란 말, 많이 들으시죠? 그것에 하나 더. ‘참 좋은 일’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스스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를 추천해요. 제게는 축구 해설이 그런 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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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