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자본은 해외로 돌려 부동산 버블 피해야”앤디 시에 前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앤디 시에 전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1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한국은 완만한 성장(moderate growth)을 할 것”이라면서도 “작고 개방된 경제라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버블 예측의 권위자’로 꼽히는 시에 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1999년 닷컴버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등을 예견했다.
그는 “한국이 과잉자본(surplus capital)을 해외 자산에 대한 투자로 돌려 부동산 버블의 형성을 피하고 (자금이 부동산에 쏠려 발생하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재정 정책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한국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게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시에 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노키아가 트렌드를 잘못 읽어 핀란드 전체 경제가 휘청거린 것을(faulter) 한국이라고 경험하지 않을 리 없다”며 “한국은 적어도 10개 기업으로 경쟁력(competitiveness)을 분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 회복까지는 2, 3년이 걸릴 것”이라며 “각국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면서 물가상승 압력은 높아지지만 실물경제는 개선되지 않아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버블 붕괴 위험을 경고하면서 “단기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과거 중국이 제조업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지만 2004년부터 중국 정부가 생산에서 투기로 전환했고 막대한 자금이 비생산적인 부동산으로 흐르면서 상당한 버블이 형성됐다”며 “부동산 거래 부진으로 현금 흐름이 막혀 올해 버블 붕괴 조짐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제조업 위주의 모델에서 벗어나 공무원 공공 부문 개혁(reform)을 통해 자생적인 성장(self sustaining growth)을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