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잃은 개 1, 2/리링 지음·김갑수 옮김1권 664쪽, 3만 원·2권 728쪽, 3만3000원·글항아리
이는 ‘사기’의 일화를 원용한 것이다. 예순의 공자는 흔들리는 마차를 타고 정나라로 가는 길에 제자들을 놓치고 홀로 떨어졌다. 한 사람이 공자의 제자 자공에게 동문 밖에 서 있는 공자를 묘사하며 “하반신은 상가지구(喪家之狗)처럼 풀죽은 듯 기가 꺾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 얘기를 건네 들은 공자는 “맞구나, 맞아”라고 인정했다. 보통은 상가지구를 상갓집(초상집)개로 풀이한다. 주인을 여읜 처량한 개란 말이다. 저자는 이를 집 잃은 개로 풀었다. 논어를 읽은 뒤 ‘고독’을 느꼈다는 저자는 공자에 대해 “실패와 좌절 속에 유랑하는 신세가 되어 돌아갈 집이 없는 떠돌이 개와 같았다”며 “가슴속에 어떤 이상을 품든, 현실 세계에서 정신적 가정을 찾지 못한 사람은 모두 집 잃은 개”라고 말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