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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을 빕니다]‘100세 화가’ 국내 최고령 윤중식 화백

입력 | 2012-07-04 03:00:00


한국 서양화의 2세대를 대표하는 윤중식 화백(사진)이 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평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숭실중 재학 당시 공모전에 입선하는 등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낸 뒤 일본 도쿄의 제국미술학교(무사시노대)에서 유학했다. 6·25전쟁 때 자유를 찾아 남하하면서 고향을 잃고 가족과도 헤어지는 아픔을 겪은 고인은 절절한 그리움을 담아 노을 지는 전원 풍경을 즐겨 그렸다. 이 때문에 ‘석양의 화가’란 별칭을 얻은 고인의 그림은 향토적 서정과 농익은 색채미가 특징이다.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과 함께 활동한 고인은 홍익대 교수와 국전 심사위원장 등을 지냈고 1992년 서울시문화상, 1997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고인은 평생 세속에 눈 돌리지 않고 구도적 자세로 그림에 매달렸다. 노년까지 붓을 놓지 않은 고인은 5월 초 서울 성북구립미술관에서 100세 기념전을 여는 등 국내 최고령 현역화가로 활동했다. 당시 본보와 한 마지막 인터뷰에서 “다들 떠나고 나니 외롭다. 이젠 그만 가면 좋겠는데…”라고 말했던 고인은 그리운 이들을 찾아 이제 먼 길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아들 대경 씨(67)가 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 발인은 5일 오전 9시. 02-2072-2091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