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캐주얼도 기업마다 달라… 가치관 따라 옷 입는법 공유
진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기업문화는 오랫동안 형성돼 DNA처럼 각 구성원에 새겨지는 것”이라며 “같은 기업의 구성원들은 가치관뿐 아니라 옷 입는 방법까지 서로 공유하기 때문에 기업마다 특색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 vs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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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10년 앞선 1998년부터 비즈니스 캐주얼을 허용했다. 남자는 넥타이 없는 반팔셔츠와 면바지, 여자는 ‘품위를 잃지 않는 평상복’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민소매, 몸에 딱 붙는 셔츠, 쇼트팬츠 등은 금물이다. 엔지니어를 제외한 본사 대외업무 직은 정장 바지와 셔츠를 고수한다. 이는 튀는 것보다 인화(人和)를 중시하는 LG문화가 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과 LG는 선호하는 브랜드에서도 차이가 있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삼성은 제일모직 빈폴, LG는 LG패션의 해지스나 닥스를 주로 입는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데도 눈치를 보며 관계회사 옷을 ‘교복처럼’ 입게 된다”고 말했다.
○ 롯데 vs 신세계
롯데와 신세계는 유통업계 전통의 라이벌답게 직원들의 패션도 극명하게 대립된다. 롯데는 다소 격식을 중시하고 신세계는 정보기술(IT) 기업 못지않은 캐주얼한 스타일을 앞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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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는 2008년부터 비즈니스 캐주얼을 선언했다. 찢어지거나 물이 너무 빠진 것만 아니면 청바지도 입을 수 있다. 청바지에 깃이 있는 피케 티셔츠 차림의 직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정용진 부회장이 평소 조직문화의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자신들의 성과를 드러내는 편이고 롯데에 비해 집단적인 문화가 덜하다”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