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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이 미래다] 사회적기업 박람회 가보니

입력 | 2012-07-03 03:00:00

과자 만들고… 패션모델 돼보고…
‘장애인 근무 업체’ 통념을 깨다




“국내에 사회적기업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체험 기회가 늘면 좋겠어요.”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전시관. 국내에서 사회적기업 박람회가 처음 열린 이곳에는 많은 시민이 참여해 사회적기업의 생산품과 서비스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곳은 사회적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실제 만들어 보는 체험 코너.

현장에서 목공예 제품을 만들어 본 직장인 김세미 씨(25·여)는 “그동안 사회적기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몰랐지만 사회적기업이 모인 박람회장에 오니 제품이나 서비스를 체험해 볼 수 있어 유익했다”며 “목공예나 쿠키 제작 등은 학교 차원에서 체험학습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 천기저귀 세탁업에서 모델 체험까지

이날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등이 주최한 제1회 사회적기업 박람회에 참여한 기업은 총 74곳. 국내 전체 사회적기업 680곳 중 10%가 넘는 곳이 이날 박람회에 참여한 셈이다.

빼곡히 들어찬 전시 부스 사이에는 “장애인을 고용해 물품을 생산한다”는 기존 사회적기업의 ‘통념’과 다른 회사도 적지 않았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에서 천기저귀 세탁 및 대여사업을 하는 ‘송지’도 그중 하나다. 이 회사는 지구환경 보호를 위한 국제 비정부기구(NGO)로 시작했다가 올해 사회적기업으로 등록됐다. 매달 아기를 위한 천기저귀를 빌려주고 빨아주는 단순한 사업이지만 일반 세탁업체가 진출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공략해 기업경쟁력도 갖췄다.

황영희 송지 대표는 “서울시와 협의해 노원 강서 은평 관악 등 4개 구의 어린이집 영아 중 500여 명의 천기저귀를 임대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며 “천기저귀를 쓰고 싶지만 번거로워 꺼리는 젊은 주부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위치한 ‘뉴시니어라이프’는 50대 이상 노년층 및 장년층을 위한 옷과 액세서리를 만드는 곳이다. 하지만 4개월 단위로 진행되는 ‘시니어 모델 체험’에도 매번 40명 이상의 주부가 몰리고 있다. 스스로 만든 옷을 입고 패션쇼 런웨이를 걷는 체험이다. 구하주 뉴시니어라이프 회장은 “노년층 및 장년층 여성들이 패션쇼 무대에 서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라며 “단순히 의류 제작뿐 아니라 무대 체험까지 제공하는 것이 사회적기업의 특색 중 하나”라고 말했다.

○ 사회적기업 포상도 실시

이날 고용부는 제2회 사회적기업의날 기념식을 열고 유공자 및 단체를 포상했다. 조영복 사회적기업연구원장과 김동남 짜로사랑 회장 등 개인 및 단체 20곳이 정부포상을 받았다.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올해는 사회적기업의 향후 5년을 위한 육성 계획을 세우는 의미있는 해”라며 “앞으로 사회적기업을 일자리 창출의 대안이라는 의미를 넘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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