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첫 민선대통령 취임식 구체제 상징 헌재에서 열려
‘민주화혁명 이후 선출된 대통령이 쫓겨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임명한 재판관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다.’
지난달 30일 열린 무함마드 무르시 신임 이집트 대통령의 공식 취임식은 무슬림 대통령과 군부 간 진행되고 있는 힘겨루기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정장 차림에 붉은색 넥타이를 맨 무르시 대통령이 이날 취임 선서를 한 곳은 헌법재판소. 과거 이집트 대통령들은 의회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해 왔다. 무르시 대통령도 이를 희망했다. 하지만 헌재가 지난달 14일 선거 과정의 불법을 이유로 하원 해산을 결정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아무도 없는 의회 대신 다른 장소를 물색해야 했기 때문이다.
술탄 소장은 대통령을 향해 “이집트 최고의 사법기관에 오신 걸 환영한다. 당신이 이곳에 온 사실이 (대통령이) 이집트 헌법과 법률을 떠받치고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속을 긁었다. 이에 대해 무르시 대통령은 선서가 끝난 후 취임사에서 “사법부와 입법부를 존중한다. 이 두 권력 체계가 모든 대통령의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며 3권 분립을 강조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