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생활하던 김모 씨(69)는 약 5년 전 경기 가평군 청평면에
단독주택을 지어 이사했다. 당시 정원에 놓을 가로등과 우체통, 바비큐 기계와 소파를 파는 곳을 찾아다녔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보고 디자인을 정한 뒤 경기 마석 가구공단에 제작을 맡겨야 했다.》
단독주택으로 옮기거나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아웃도어 퍼니처’ 시장이 커지고 있다. ‘가든 퍼니처’로도 불리는 아웃도어 퍼니처는 테라스나 정원에서 사용하는 테이블과 파라솔, 가제보(간이정자), 벤치 등 가구를 통칭한다. 기존엔 고급 빌라나 외국 주택에서나 쓰는 제품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수요가 중산층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청마루와 평상에서 자연을 즐기던 전통적인 삶의 방식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 마트에 들어온 아웃도어 퍼니처
일본 가구자재 회사인 다카쇼의 우승진 한국지사장은 “최근 2, 3년째 아웃도어 퍼니처 매출이 30∼40%씩 오르고 있다”며 “고급스러워 보이면서도 실용적인 소재의 가구가 인기를 끄는 것은 중산층 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하얀색 주물 소재의 2인용 테이블과 소파가 최근 인기”라며 “약 5년 전 유럽 트렌드가 요즘 한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해 이마트는 지난달 139개 점포에 아웃도어 퍼니처 전용 매장을 열었다. 파라솔과 가든테이블, 의자 등 23개 품목을 시중 가구전문점보다 30∼50% 싸게 판다. 조승환 이마트 가구담당 바이어는 “누적 매출이 22억 원으로 13만8000원짜리 ‘보타닉 파라솔’은 수입물량의 70%가 2주 만에 팔리는 등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다”며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펜션이나 민박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대량 구매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단독주택과 야외활동 인기 때문
아웃도어 퍼니처의 인기는 단독주택 열풍과 맞물려 해석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단독주택지 매매 규모는 2008년 약 2900필지에서 지난해 약 6800필지로 3년 만에 130% 이상 늘었다. 단독주택 거래량도 2008년 11만118채에서 작년 12만1669채로 10.5% 증가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아파트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자 토지와 주택을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과 은퇴 후 전원생활을 꿈꾸는 ‘베이비부머’의 영향으로 파주 용인 등 교외 지역에 타운 하우스와 전원주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