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재후 대표변호사팀플레이 전략으로 외국계 로펌과 경쟁
이재후 대표변호사.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재후 대표변호사(72·고등고시 사법과 13회·사진)는 20일 법률시장 개방에 대응하는 김앤장의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김앤장은 외국 로펌과의 합작보다는 독자적인 생존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1973년 창립 이후 약 40년간 추진해 온 ‘전문화를 통한 대형화’ 전략의 성과를 바탕으로 외국 로펌과 대등하게 경쟁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규모는 외국 대형 로펌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간 국내외에서 김앤장이 축적한 탁월한 법률서비스 노하우를 발전시킨다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김앤장은 외국 로펌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무기로 그동안 갈고닦은 ‘원스톱 토털 서비스와 팀플레이’를 내세우고 있다. 복잡하고 규모가 큰 사건이 늘어나는 사회 발전 추세를 반영해 김앤장은 한 사건에 20∼30명의 변호사에다 세무, 회계에 정통한 공인회계사와 지식재산권 전문가인 변리사까지 투입해 대응하는 ‘팀플레이’ 전략으로 업계 1위를 고수해 왔다.
변호사 수만 3000∼4000여 명에 이르는 외국의 공룡 로펌과의 경쟁을 위해 김앤장도 몸집 불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년 20∼30명의 인력을 신규로 뽑아 왔지만 올해는 예년의 두 배 수준인 40∼50명 선을 현재까지 채용했다. 한국 변호사와 외국 변호사를 중심으로 총 구성원이 800여 명인 김앤장은 신규 채용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또 중국이나 동남아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내부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현재 해외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분쟁 사건을 선점하고 있는 외국 로펌들에 대한 반격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수 있도록 24시간 지구촌의 모든 고객의 요구에 즉각 대응하는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 법무법인 율촌 우창록 대표변호사
국내 로펌의 국제화=수준 높은 서비스
우창록 대표변호사. 홍진환기자 jean@donga.com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온 만큼 우 대표는 국내 법률시장 개방에 대해서도 걱정보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해외 로펌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교류하면서 국내 로펌이 국제화될 겁니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는 더욱 수준 높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국내외를 오가며 바쁜 일정을 보내는 그이지만 공익활동에도 관심이 많다. 대한민국교육봉사단 이사장인 우 대표는 청소년 멘토링 프로그램인 ‘씨드스쿨(seed school)’을 이끌고 있다. “가난한 집에서 자라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공장에 가는 게 당연했는데, 중학교 장학제도를 알아보고 진학을 권유해준 선생님을 만나 꿈을 갖게 됐습니다.” 그가 ‘씨드스쿨’을 비롯한 공익사업에 앞장서는 이유다. 율촌은 변호사들로 구성된 공익위원회를 통해 활발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다문화가정과 탈북자를 위한 법률지원도 계획 중이다. 최근에는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행복더함 사회공헌대상에서 법률서비스공헌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법무법인 광장 김재훈 대표변호사
과거 현재 미래의 핵심가치 ‘전문성’
김재훈 대표변호사.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
김 변호사는 “말로만 전문화를 앞세우는 건 의미가 없다. 로펌의 전체 운영 체계가 전문화를 최우선으로 놓아야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로펌들이 매출 올리기에만 혈안이 돼 사건 수임에만 급급한 운영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변호사들이 자기가 가져온 사건이라는 이유로 아무 사건이나 맡으면 수임한 사건 수는 많아지겠지만 전문성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해당 로펌도 손해라고 봅니다.” 광장이 사건을 누가 따왔든 내부 운영위원회를 거쳐 그 사건을 가장 잘할 수 있는 팀에 배당하는 이유다.
김 변호사는 “운영위 덕분에 변호사들 사이에 사건을 두고 다툴 일이 없어 분위기도 많이 따뜻해졌다”며 “전문화와 구성원들 간의 인화(人和)야말로 광장이 국제적 로펌 평가에서 전문분야별로 ‘1급’을 받을 수 있게 한 힘”이라고 말했다.
법률시장 개방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외국 로펌이 들어오면 송무보다 자문 분야가 더 타격이 클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저는 다르게 봅니다. 송무 분야는 외국 로펌도 전관(前官) 몇 명만 잡으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지만 기업과 금융 등 자문 업무는 오래된 전문성과 내공이 쌓여야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저희가 오랫동안 준비한 이유입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