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 홀(파5)에서 계속된 1,2차 연장전에서 최운정과 박인비가 차례로 탈락했다. 이제 트로피의 주인공은 서희경과 랭의 18번 홀 맞대결로 가려지게 됐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서희경이 아닌 랭의 손을 들어줬다. 둘 다 세컨드 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서희경은 3m 오르막 버디 퍼트에 실패한 반면 랭은 내리막 1.8m 버디 퍼트를 넣었다. 마지막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을 할 때 클럽 선택이 아쉬움을 남겼다. 앞선 4라운드와 두 차례 연장에서 모두 우드를 빼들었던 서희경은 드라이버 티샷이 잘 맞아 190야드는 남긴 상황에서 4번 아이언을 꺼내 공을 벙커에 빠뜨렸다. 자신 보다 먼저 샷을 한 랭의 타구가 벙커에 빠졌기에 평소대로 공략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들 만했다. 서희경은 "같은 홀이었지만 계속 남은 거리가 달라져 클럽을 고르는 데 어려웠다. 퍼트도 계속 짧아 고전했다"고 말했다.
LPGA투어 비회원으로 우승했던 2010년 3월 KIA클래식 우승 이후 2년 3개월 만에 정상 복귀를 노렸던 서희경은 지난해 LPGA투어 데뷔 후 3차례 연장에서 모두 패했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는 유소연에게 우승을 내줬고 올 호주오픈에서는 6명이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무너졌다. 서희경은 국내 투어에서도 한번 연장전을 치른 적이 있는데 2009년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에서 3차 연장 끝에 유소연에게 무릎을 꿇었다. 서희경은 "과거의 안 좋았던 기억이 떠올라 긴장감에 휩싸였다"고 털어놓았다.
김종석 기자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