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당직선거인단 명부 입수경기동부 근거지 성남 등 집중… 선거 앞두고 또 유령당원 의혹
통합진보당의 선거인 명부. 61명이 성남시의 중국음식점인 M반점에 사는 것으로 돼 있다.
29일 선출되는 통진당 지도부 선거에 경기도당 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송재영 군포시당위원장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인단을 확인해 보니 같은 주소에 수십 명의 당권자(투표권이 있는 당원)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15일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비례대표 부정선거로 유령당원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이런 실상이라니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사례는 당권파 핵심인 경기동부연합의 근거지 경기 성남시에 집중돼 있었다.
문제의 선거인명부는 4·11총선을 앞두고 통진당 지역후보자 및 비례대표 경선에도 사용됐다. 유령당원 의혹에 따라 통진당이 지도부 선거를 앞두고 명부를 정리해 16일 재확정했지만 그 명부조차 믿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통진당 중앙선관위도 이런 문제를 알고 있지만 워낙 사례가 많아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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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동아일보가 선거인단 명부 일부를 입수해 취재한 결과 31명이 산다는 중원구 금광1동 6**은 경기동부연합의 지역운동단체로 알려진 성남여성회 사무실이자 성남여성회가 운영하는 M어린이도서관이었다. 17명이 산다는 중원구 상대원2동 3***은 성남여성회가 운영하는 D가게였다. 성남여성회는 당권파인 김미희 의원이 자문위원을 지낸 단체다.
▶ [채널A 영상] 당권자 61명이 중국집에서 같이 거주? ‘유령당원’ 의혹
▼ “수백명 당비 대납 의심 사례도” ▼
송 위원장은 “당 선관위가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선거인단을 정리한 결과 수십 명 수준의 집단거주 당원이 한 자릿수로 줄었다”고 말했다. M도서관의 31명은 0명으로 줄었다. 이 자체가 유령당원의 존재를 보여준다. 송 위원장은 “성남시에서 약 160명의 유령당원이 줄었지만 선관위는 이들의 정체에 대해선 우물쭈물했다”며 “남양주 구리 고양 하남시에서도 유령당원 의심 사례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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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파는 당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명의만 빌려 당원에 가입시킨 뒤 특정 지역의 주소지로 옮겨 대리투표를 하는 비민주적 행태를 보였다. 당 일각에선 “당권파가 신뢰 없는 선거인명부로 당권을 장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당위원장 선거는 ‘국민보다 당원 눈높이가 중요하다’는 발언으로 지탄받은 당권파 안동섭 현 경기도당위원장도 출마했다.
한편 지난달 14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통진당사 앞에서 분신했던 당권파 당원 박영재 씨가 22일 숨졌다. 그는 중앙위에서 조준호 전 공동대표의 멱살을 잡은 모습이 사진에 찍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의 사망이 당대표 선거에서 당권파의 결집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