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워싱턴특파원
미국은 전반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한 나라이지만 대통령을 뽑는 선거만큼은 다르다. 국민이 확실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후보들은 일찍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칙’으로 통한다.
후보는 대략 대선 2년 전부터 대선 출마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밝힌다. 올해 말 대선에 도전하는 공화당 경선 후보들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언론에 자주 등장하며 출마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다 지난해 5, 6월을 기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자 언론의 치열한 검증이 시작됐다. 수십 년 전 자료를 샅샅이 뒤져 대통령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의 심판대를 통과하지 못하고 상당수 후보가 중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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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은 미국 전문가들로부터 자주 듣는 질문이 있다. “올 한국 대선에 누가 나오느냐”는 질문이다. 한국처럼 정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큰 나라에서 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까지도 후보군이 불투명하다는 것은 미국인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이다.
정미경 워싱턴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