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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성매매 안마 ‘큰손’, 단속 담당했던 경찰과 밥먹다 잡혔다

입력 | 2012-06-01 03:00:00

경찰, 유착여부 감찰 착수




기사 본문과 직접 관련 없음.

불법 성매매 안마시술소 업주였던 사기 혐의 수배자가 불법 업소 단속을 담당했던 경찰관과 식사를 하던 중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이 경찰관이 수차례 해당 수배자의 수배 전력을 조회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하고 직무 고발했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6시 40분경 안마시술소 전 업주 조모 씨(44)가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순댓국밥 집에서 사복차림의 현직 경찰과 밥을 먹던 중 조 씨를 발견한 지인의 신고로 경찰에 검거됐다. 사기 혐의로 고소돼 기소중지 상태인 조 씨는 경찰이 나타나자 자기 형의 운전면허증을 제시했지만 신원조회 결과 사실이 드러나 붙잡혔다.

함께 식사를 했던 서초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김모 경사는 감찰 조사에서 “고교 시절 친구인 조 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인사해 함께 저녁을 먹었다”며 “18년 만에 만나 조 씨가 안마시술소를 운영했는지, 수배자였는지 몰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김 경사의 해명은 곧 거짓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김 경사는 만남 이전에 수차례나 조 씨의 수배 사실을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경사가 관련 정보를 조 씨에게 전달했는지 조사 중이다.

조 씨의 지인에 따르면 조 씨는 2003년부터 6년간 서초구 서초동에서 바지사장을 고용해 불법 성매매영업 안마시술소 2곳 이상을 운영하며 업계에서 ‘큰손’으로 통했다. 당시 조 씨는 6층 건물을 통째로 쓰며 20여 명의 여성 종업원을 고용해 불법 성매매로 매달 억대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 업소의 바지사장이었던 A 씨는 “조 씨가 6년간 운영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단속에 걸린 적이 없다”며 “경찰이 성 접대를 받지 않았지만 지하의 업소 목욕탕은 공짜로 자주 이용했다”고 말했다. 신고한 지인도 “조 씨가 평소 경찰 인사에 관여할 정도로 경찰과 친하다고 자랑했는데 함께 있던 경찰이 조 씨를 모를 리 없다”고 주장했다. 김 경사는 2006년 7월부터 1년간 서초서 생활질서계 소속으로 서초구 관내 불법 성매매업소 단속을 맡았다.

조 씨가 파출소로 연행돼 갔을 때 일부 파출소 직원은 조 씨에게 목례를 하며 알은척하기도 했다. 김 경사는 조 씨가 수배자 신분으로 연행돼 가는데도 함께 파출소로 이동해 소명하지 않고 조 씨의 오토바이를 타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김 경사는 “조 씨가 연행되면서 ‘오토바이를 보관해 달라’고 부탁해 타고 갔다”며 “오토바이는 조 씨의 형에게 돌려줬다”고 진술했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31일 “조 씨와 김 경사가 또 다른 유착 관계가 있었는지 철저히 감찰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채널A 영상] “단속 나간다고 미리…” 경찰-업소 끈적한 유착관계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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