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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몰고 한강 풍덩… 물 위서 ‘드리프트’ 짜릿

입력 | 2012-06-01 03:00:00

XTM 채널 ‘물 위를 달리는 차’ 도전… 본보 기자 체험해보니




수륙양용으로 개조된 BMW 미니는 핸들이 2개다. MC 조민기가 앉은 운전석에는 일반 자동차 핸들, 기자가 앉은 조수석에는 배 운전용 핸들이 있다. CJ E&M 제공

‘부릉부릉… 왱….’

31일 오전 9시 반 경기 김포시의 경인 아라뱃길 김포 선착장. 깜찍한 몸매를 자랑하는 빨간 BMW 미니 컨버터블이 등장했다. 처음에는 자동차 시동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제트스키 엔진 소리가 났다.

○ 물 위를 달리는 차? 도대체 왜?


케이블의 XTM 채널 ‘탑기어 코리아 시즌2’는 자동차를 개조해 물 위를 달리는 도전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날 현장에는 MC 조민기 김진표 연정훈을 비롯해 제작진 50여 명이 모였다. 연출자 서승한 PD는 “자동차는 하나의 문화다. 단순히 운전하는 교통수단이 아니라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래 BMW 미니의 차체 길이는 372cm, 높이는 141cm다. 제작진은 자동차가 물에 떠 운행할 수 있도록 앞부분에 빨간 갑판을 달았다. 타이타닉처럼 끝이 뾰족하다. 차 뒤쪽 배기구멍 옆엔 제트스키 추진체를 붙였다. 차 바닥은 섬유강화 플라스틱을 덧대어 배처럼 중앙이 뾰족한 유선 모양으로 만들었다. 양옆에는 형광주황색 구명용 튜브, 트렁크에는 제트스키 엔진이 있고 그 위에 깃발을 꽂았다. 나름 돛대다. 앙증맞은 곡선에 걸맞지 않게 터프한 엔진 소리를 낸다. 6000여만 원의 개조 비용이 들었다.

○ 실패와 재도전

미니의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4월에는 강화 선착장을 출발했지만 10km도 채 못 가 엔진에 물이 들어갔다. 엔진이 터져 연기가 치솟았다.

새로운 항로는 아라뱃길에서 여의도 선착장까지 총 20km. 첫 실패 뒤 제작진은 한 달간 밤샘 작업을 하며 새 도전을 준비했다. 기자도 엔진 폭파(?)의 위험을 무릅쓰고 함께 배에 올랐다.

자동차 엔진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미니는 물속으로 들어갔다. 물과 육지의 경계선에서 차체가 한 번 뒤뚱거려 식은땀이 났지만 곧 균형을 찾았다. 물살이 차체에 부딪혀 물보라가 생겼다. 실제 높이로 따지면 기자의 허리까지 물 속에 들어간 셈이다. 아늑하다. 이때부턴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 주도권을 가진다. 조수석 앞에 또 다른 핸들이 있기 때문이다. 배로 치면 ‘조타기’다. 조수석 발밑에 있는 제트엔진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차체 뒤에 있는 추진체가 물을 뿜어내 앞으로 나간다. 속도가 안 나면 자동차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도 된다. 앞바퀴에 달린 프로펠러가 돌아가며 속도를 낸다.

미니는 시속 25km로 물 위를 달렸다. 육지에서 네 바퀴로 굴러다닐 때보다 승차감은 더 좋았다. 조타기 핸들을 좌우로 움직이면 방향에 따라 잘 움직였다. 갑자기 핸들을 꺾어 드리프트(빠른 순간회전)도 할 수 있다. 속도가 다소 아쉬웠지만 2t이 넘는 무게를 감안하면 그리 느린 것은 아니다.

뭍에서 운전하듯 조타기를 움직여보니 선착장 옆으로 미끄러졌다. ‘평행주차’다. 선착장 기둥에 있는 밧줄을 핸들에 묶어 고정한 후 차문을 밟고 시멘트 바닥에 올랐다.

배우 조민기는 직접 운전한 뒤 “우리 프로그램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자동차로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다 해보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미니가 여의도 선착장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지는 17일 XTM 채널(오후 10시 반)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채널A 영상] ‘영화같은 현실’ 하늘 나는 자동차 곧 출시

김포=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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