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국제부 차장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말이다. 2년 전 상하이 엑스포 당시 붐 조성을 위해 자주 강조했다. 중국 언론은 요즘 여수엑스포 소식을 전할 때 원 총리의 발언을 다시 인용하고 있다.
잘나가는 상하이도 고민거리가 있다. 상하이 엑스포 당시 건설한 건축물과 도시기반시설을 활용할 묘책을 찾는 게 고민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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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찾은 상하이 푸둥(浦東)지구 엑스포 현장의 이탈리아 전시관. 평일인데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5층 건물의 이 전시관은 이탈리아 경제 전반을 두루 살필 수 있는 사실상 무역관이나 다름없었다.
이탈리아 정부와 상하이 시정부의 긴밀한 협조로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제품의 상설 전시가 열리고 있다. 유명 스포츠카인 페라리는 아예 한 층 전체를 빌려 ‘이탈리아의 자존심’을 내걸고 있다. 미니 모터쇼를 연상케 했다.
바로 옆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전시관. 2년 전 박람회 당시 7시간 줄을 서야 겨우 17분을 관람할 수 있는 첨단 전시관으로 통했다. 사우디는 지금도 오일머니를 앞세워 자국관을 세계 최첨단 기술로 도배하고 있다. 이 첨단 풍물을 보기 위해 숱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 엑스포가 끝난 지 2년이 지났지만 현재도 운영되는 이탈리아와 사우디 전시관을 둘러보면 중국과 이 국가들이 매우 가까운 관계임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상하이는 대회가 끝난 후에도 참가국과 윈윈 게임을 하고 있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전략이다. 위리(兪力) 상하이엑스포박물관 부관장은 “상하이는 엑스포 개막 이전부터 각국과 폐막 후 전시관 활용 문제를 긴밀히 협의했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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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엑스포는 연인원 7500만 명이 관람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5% 정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던 상하이 엑스포도 따지고 보면 ‘집안잔치’라는 평을 들어야 했다.
이쯤 되자 여수엑스포가 은근히 걱정됐다. 지명도와 투자 규모만 해도 상하이는 여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리한 측면이 많았다. 그런데도 엑스포 폐막 후 후유증을 고민하는 상하이가 여수에 던지는 경험담은 퍽 의미심장하다.
기자가 만난 상하이 엑스포 간부들의 말은 일맥상통했다. 여수가 후유증을 남기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엑스포 이후’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
관람객 수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라는 말도 빠지지 않았다. 시설과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할지 ‘경제 마인드’로 무장하라는 충고는 아직도 귀에 맴돈다. 1993년 열렸던 대전엑스포가 실제로 적잖은 후유증을 겪었던 전례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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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국제부 차장 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