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미하엘 하네케 감독 생애 2번째 황금종려상76세 로치감독 심사위원상, 90세 감독도 경쟁부문 올라
《 칸은 노장들에게 황금빛 경배를 올렸다. 27일 오후(현지 시간) 막을 내린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오스트리아 출신 70세 노장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Amour·사랑)’에 돌아갔다. 이로써 하네케 감독은 2009년 ‘하얀 리본’에 이어 두 번째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1년 심사위원대상, 2005년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10차례 이 영화제에 진출해 네 번이나 수상하며 칸과의 각별한 인연을 과시했다. 》
일찍부터 이 작품은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됐다. 경쟁 후보작품 평가의 중요한 잣대인 영화 전문지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평점에서 ‘아무르’는 4점 만점에 3.3점을 받아 크리스티안 문지우 감독(44)의 ‘비욘드 더 힐스’와 함께 1위를 차지했다.
하네케 감독은 “언론은 항상 감독들을 규정하려 드는데, 나는 오랫동안 폭력 전문가였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사랑에 관한 작품이다”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노장들의 선전은 영화제 시작부터 예고됐다. 경쟁 부문에 오른 22편 중 5편이 70세 이상 감독의 작품이었다.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의 알랭 레네 감독이 90세로 가장 나이가 많고, ‘코즈모폴리스’의 데이비드 크로넌버그(70), ‘라이크 섬원 인 러브’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72)도 영화제의 ‘경로석’을 늘렸다.
2등상 격인 심사위원대상은 이탈리아 출신 마테오 가로네 감독(44)의 ‘리얼리티’에 돌아갔다. 이 영화는 부족한 돈 벌이를 보충하기 위해 귀여운 사기극을 벌이는 이탈리아 나폴리의 생선장수 부부 이야기를 담은 코믹물. 가로네 감독은 2008년 ‘고모라’로 심사위원상을 탄 데 이어 이번에 수상하면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소장파 감독으로 떠올랐다.
감독상은 ‘포스트 테네브라스 룩스’를 연출한 멕시코의 카를로스 레이가다스(42)가 차지했다. 레이가다스 감독은 국내에서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뒤 수년간의 법정 분쟁 끝에 최근 개봉한 ‘천국의 전쟁’을 연출한 바 있다.
남우주연상은 ‘헌트’에 출연한 덴마크 출신 마스 미켈센(47)이 받았다. 이 영화에서 그는 이혼한 뒤 새 여자친구를 만나고 아들과의 관계 개선에 힘쓰는 아버지 역으로 주목을 끌었다. 미켈센은 지난해 여름 개봉한 영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에서 스트라빈스키 역으로 출연해 국내 관객에게 친숙하다.
칸=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