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당 공식행사에서 애국가를 제창하는 문제를 국민 눈높이 차원에서 의논할 생각이 있는지’란 질문에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게 일종의 관행으로 정착됐는데 국민들이 불편해하고 그로 인해 통진당의 국가관이 집단적으로 의심받는 상황이라면 그 문제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시민 전 통진당 공동대표가 10일 전국운영위에서 당의 애국가 제창 거부를 비판한 데 이어 ‘현대화된 대중적 진보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재창당 수준의 혁신’을 23일 천명한 박 위원장이 애국가를 부를 수 있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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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으로 간 통진당 통합진보당 측의 이광철 변호사가 24일 통진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불복하는 내용의 준항고장을 제출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박 위원장은 2008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을 맡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청와대로 가자”고 선동했던 장본인. 경찰의 수배를 피해 서울 조계사에서 장기간 농성을 하다 빠져나왔으나 그해 11월 강원도에서 검거됐다.
박 위원장은 24일 “종북 프레임에 동의하지 않고 정강정책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남북관계와 한미관계에 대한 당의 인식과 대응이 변화된 국제정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다소 경직돼 있다는 비판에 대해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의 가치, 비전, 정책 노선 전반에 대해 점검과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수술을 예고했다.
NL계(민족해방계열) 경기동부연합 중심의 당권파는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가 만든 ‘당원비대위’의 김미희 대변인은 “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혁신비대위와 당원비대위는 검찰의 압수수색에 항의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여는 ‘통진당 사수 결의대회’를 주관하는 혁신비대위 산하 ‘정치검찰 진보탄압 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도 감정싸움을 계속했다. 당원비대위 김 대변인이 “민병렬 혁신비대위 집행위원장이 당원비대위에 진보탄압 대책위의 공동위원장을 제안했다”고 주장하자 혁신비대위 이정미 대변인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 대책위 참여에 대해 당원비대위와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당권파 당원들이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강 위원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당원 스스로 당 대표기구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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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