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 이윤택씨 딸 채경씨도 연출 주목받아
“극단 먹여 살리려면 뮤지컬을 해라”라는 아버지 이윤택씨(왼쪽)의 말에 뮤지컬 극작가, 연출가로 진로를 정한 딸 이채경 씨. 이채경 씨 제공
이승은 씨는 동국대 영상대학원 석사논문으로 2008년에 쓴 뮤지컬 대본 ‘마이 뮤즈’가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국에선 신생 공연기획사 태양엔터테인먼트(대표 변재영)와 내년 하반기 무대화 계약을 했다. 일본에선 후지산케이그룹 산하 쿠오라스와 선인세 개념의 로열티를 먼저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쿠오라스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나인’과 ‘코코’ 등 20여 편의 연극 및 뮤지컬을 제작한 대형 기획사. 한국의 엠뮤지컬과 합작해 9월 도쿄 아오야마 극장에 ‘잭 더 리퍼’ 한국어 공연도 올린다.
극작가 이만희 씨(왼쪽)와 뮤지컬 극작가로 공연계에 입문한딸 승은 씨. 승은 씨는 지난해 8월 오빠 승근 씨와 함께 극단도 창단해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에 나섰다. 이승은 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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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은 이 씨가 뉴욕주립대 뮤지컬 극작과정 예술석사(MFA)과정을 밟을 당시 습작한 작품을 보완해 완성한 것. 변기 도둑이 화장실에서 자살을 시도하려는 ‘변비녀’와 ‘설사녀’를 만나 이들을 구해내는 소동을 코믹하게 그렸다. 뮤지컬 넘버 15곡은 유학 당시 동창생인 호주인 폴 캐슬스 씨가 작곡했다.
이 씨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부제가 화장실 오페라”라고 소개하면서 “곡 자체는 굉장히 클래식하다. 고급스러움과 화장실로 상징되는 더러운 것, 원초적인 것을 대비하고 섞어 코믹하게 풀었다”고 말했다.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이 씨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다니다가 뒤늦게 전공을 바꿨다. 그가 진로를 바꾼 것은 20년 넘게 극단 연희단거리패를 이끌어 온 아버지의 말 때문이란다. “뮤지컬 대본 한번 써봐라” “왜요?” “극단이 먹고살려면 뮤지컬을 해야 한다.” 그는 “이윤택의 딸이라는 게 사실 부담스럽다. 극작과 연출 색깔이 아버지와 많이 달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