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에 바란다]언론사 카메라 보면 일하는 척 ‘오버’… 국민 “이런 의원 싫어요”발의 건수 늘리려 폐기된 법안 베껴
국회의원의 임기가 새로 시작될 때마다 지난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의 리스트를 훑어보는 일이 보좌진들에게는 필수업무가 됐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민생 현장을 찾아다니며 법과 제도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법안에 반영해야 하지만 이런 열의를 가진 의원들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19대 국회의원 300명 중 초선은 149명. 새내기 의원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18대 국회의 꼴불견 행태는 가지각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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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회의장에서는 의원들의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자신의 질의시간에만 앉아 있다가 다른 의원이 질문을 하면 자리를 비우는 의원들이 많다보니 한 가지 사안을 놓고 국회가 정부를 집요하게 몰아붙이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조용히 있다가도 언론사의 카메라가 회의장에 들어오면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고 호통을 치는 ‘돈키호테형’ 의원들도 상당수다.
국정감사 때면 의원들의 ‘쇼’는 절정에 달한다. C 의원은 국감장에서 죽창 시위를 시연했는가 하면, D 의원은 야생동물의 멸종위기를 고발한다며 구렁이를 들고 나타났다. E 의원은 외벽 마감재가 화재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겠다며 국감장에서 마감재에 불을 붙이는 ‘불 쇼’를 해 주위 의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국감을 통해 소관 부처를 틀어쥔 의원들은 온갖 민원을 넣기도 한다. 정무위 소속 의원은 국책은행에 대출을 부탁했다가, 국방위 소속 의원은 군 헬기를 타고 지역구 행사에 참석했다가 빈축을 샀다.
일부 의원은 기업에 협찬을 강요하기도 한다. 한 기업 관계자는 “지역구 행사에 노골적으로 현금 협찬을 요구받기도 했다”며 “대기업보다는 지역 건설사들이 주요 타깃”이라고 말했다. 몇몇 의원은 통신사에 휴대전화 수리를 수시로 부탁한다. 그러면 통신사는 새 휴대전화를 의원실로 보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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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