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 약품밸브 조작 실수… 당국 “인체엔 영향없는 수준” 오염수 유입돼 물고기 폐사
12일 오후 광주지역 한 정수장의 정수약품 과다 투입 사고로 ‘산성 수돗물’이 공급돼 광주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가 난 정수장으로부터 수돗물을 공급받는 지역은 동구, 서구, 남구, 북구 일부 등으로 광주시내 전체 수돗물 식수인원 140만 명 가운데 80만 명에 이른다.
이날 오후 1시경 광주 동구 용연동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 용연정수장에서 수돗물 정화를 위한 응집제(PAC·부유물질을 엉키게 해 덩어리로 만들어 주는 정화제의 일종)가 원수(原水)에 과다 투입됐다. 이날 사고는 다른 설비공사를 하던 한 근로자가 수동식 응집제 공급밸브를 잘못 건드려 하루 평균 투여량 4t을 10배가량 초과한 응집제가 한꺼번에 흘러들어가 일어났다. 이날 오후 3시 40분을 넘어서면서 ‘산성 수돗물’이 각 가정 수도꼭지에까지 도달해 시내 곳곳에서 “수돗물이 미끌미끌하고 신맛이 난다”는 등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2000통 가까이 걸려왔다. 또 수돗물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시민들이 밤늦게 생수 구입에 나서는 등 큰 소동을 빚었다.
문제의 수돗물에는 강산성(2pH)을 띠고 있는 응집제가 희석돼 수소이온 농도가 정상치인 6.5∼6.6pH를 크게 밑도는 5.5까지 떨어졌다. 이는 먹는 물 기준치 5.8∼8.5pH에도 밑도는 것이지만 광주시 당국은 “인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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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