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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쇠고기 수입 중단” 전국 곳곳서 광우병 촛불집회

입력 | 2012-05-03 03:00:00

서울 청계광장 1500명 참석
진보단체, 오늘-내일도 열기로




2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1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3일과 4일에도 촛불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범야권이 미국 광우병 발생을 계기로 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1차 촛불’, 2011년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 ‘2차 촛불’에 이어 현 정부 들어 세 번째 대규모 촛불집회다.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등 진보성향 사회단체는 2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범국민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대행, 정동영 상임고문,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 야당 정치인도 대거 참석한 이날 집회에는 1500여 명(경찰 추산·주최 측 추산 3000여 명)이 모였다. 문 대행은 마이크를 잡고 “도대체 어떻게 이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됐는지 기가 막힌다”며 “즉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고 검역 주권을 회복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2008년 촛불을 들었지만 정권 심판을 못했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선에서 반드시 민주정권을 세우기 위해 오늘 이렇게 모였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해적기지’ 발언 논란을 일으켰던 통진당 비례대표 후보 ‘고대녀’ 김지윤 씨도 발언대에 올라 “오늘 우리가 든 촛불은 정부의 언론장악, 비정규직 문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막기 위해 아름답게 타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청계광장 주변에 53개 중대 3500여 명의 경비병력을 배치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날 오후 집회 사회를 맡으려던 ‘반값등록금넷’ 정책팀장 김동규 씨를 자택에서 체포해 연행했다. 주최 측은 “경찰이 촛불집회를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했지만 경찰은 지난해 10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김 씨의 행방을 쫓아왔다며 촛불집회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집회는 충돌이나 연행자 없이 오후 10시경 모두 마무리됐다.

지방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열렸다. 부산지역 사회단체들은 이날 오후 부산 서면 태화쥬디스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고 민생민주경남회의는 오후 6시 반 경남 창원시 의창구 정우상가와 오후 7시 진주시 경상대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범야권의 세 번째 촛불집회는 무엇보다 정부가 미국의 광우병 젖소 발견 이후에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해 자초한 측면이 있다. 범야권으로서는 광우병 논란을 계기로 4·11총선에서 제대로 터뜨리지 못한 반(反)MB 정서와 정권심판론을 대선 정국에서 재점화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일부 보수단체와 누리꾼은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있지만 과도한 선동은 안 된다고 비판했다. 보수우파 정치단체인 국민행동본부는 성명을 내고 “자칭 진보세력은 광우병 선동을 중단하라”며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12월 대선을 앞두고 반정부 여론을 만들어 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어버이연합도 “일부 불온세력이 ‘촛불시위’까지 거론하며 국민을 선동하는 데 깊은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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