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박 내부서 ‘청와대 개입설’ 다시 확산
악수는 하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3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당 소속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모임에서 최근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전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청와대 배후설 다시 솔솔
22일 김 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몇몇 친박계 의원 사이에서 ‘청와대 배후설’이 제기됐다가 “너무 성급한 반응”이란 비판 속에 사그라진 바 있다. 그러나 임 전 실장이 대선 출마 대열에 합류하자 “청와대의 재가 없이 나왔겠느냐”며 ‘청와대 배후설’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이날 친박계 핵심 의원은 “임 전 실장의 출마는 예상을 못했다”며 “의심 가는 부분이 많으니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한 친박계 관계자는 “청와대인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최소한 이명박 대통령의 친위대가 개입한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전 실장의 대선 출마는 청와대와 무관하다”며 “이 대통령은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하지만 새누리당 대선 경선과정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하게 갖고 있다”고 배후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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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친박계 관계자는 “박 위원장은 2008년 쇠고기 파동 때도 ‘필요 시 미국과 재협상을 해야 한다’며 정부와 각을 세웠다. 앞으로 그 기조는 점점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친박, ‘경계대상 1호’는 이재오
친박계 핵심 관계자는 “비박 후보라고 해서 무조건 거부감을 갖는 건 아니다”라며 “그동안의 행보, 향후 경선 흥행 등을 놓고 보면 당에 도움이 되는 사람과 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친박 진영에선 김 지사와 정 전 대표의 경우 최소한 탈당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임 전 실장에 대해선 “비박 후보 연대의 힘이 더 세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청와대 개입과 같은 배후가 없다면 흥행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경남도지사 출신인 김태호 의원이 출마할 경우 국민의 관심을 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 친박계 인사들도 있다.
친박계 내에서 가장 거부감이 강한 후보는 이재오 의원이다. 조만간 대선 경선 출마를 예고한 이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 위원장은 공천 이후에도 화합하고 통합하기보다는 ‘나 혼자 나가겠다’는 오만이 넘친다” “인기투표식 대세론은 허상이고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등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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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과 이 의원의 악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위원장을 ‘독재자의 딸’로 비난했고, 박 위원장은 2006년 전당대회 때 이 의원의 경쟁자였던 강재섭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이 의원은 대선 경선 때 박 위원장을 향한 비판의 선봉에 섰고 18대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 숙청을 주도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