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해 6월 1일 임용되면서 “융합과학기술대학원(융대원)은 2년밖에 안 되는 신생 조직이고 융합 학문은 정확히 규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서울대에서 모범적으로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발언은 뜻밖에도 정치 사회 비판이었다. 그는 “지도층이 부패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사실을 역사 교훈에서 알 수 있다”며 “한국은 지난 10년간 사회격차가 너무 심하게 벌어졌는데 기득권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첫날부터 정치적 발언을 했다.
융대원은 기초과학과 인문사회과학, 의학과 공학 등 학제 간 통합교육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2009년 국내 최초의 융합과학 대학원으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융대원은 대학원의 성과보다 안 원장의 행보로 주목받았다. 안 원장은 취임 이후 ‘강연 정치’ 등 정치적 활동에 더 몰두해왔다. 안 원장이 올해 2학기에 대학원생 대상 강의를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1학기에는 ‘기업가적 사고방식’이라는 과목을 강의했다. 안 원장은 “대학원장은 원래 수업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12월 대통령 선거 출마와 연관된 포석으로 해석될 만하다.
서울대는 지난해 안 원장을 영입하면서 “융합과학이라는 새 학문 분야를 이끌어가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해 간곡하게 부탁해 모셔왔다”고 자랑했다. 더구나 서울대는 법인화를 통해 대학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며 올해 초 국립대학법인으로 재탄생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총장부터 대학원장 교수 등 모든 서울대 구성원이 밤낮으로 치열하게 연구하고 교육에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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