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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김수영의 50년 전 정신에도 못미치는…

입력 | 2012-04-28 03:00:00

◇김수영을 위하여/강신주 지음/416쪽·2만3000원·천년의상상




‘김일성 만세/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인정하는 데 있는데//이것을 인정하면 되는데//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지난해 한 대학의 인문학 강좌에서 철학자 강신주가 시를 읽자 강연장은 술렁였다. 이 시는 김수영이 1960년대에 쓴 ‘김일성만세’. 강연자가 “4·19혁명 이후 등장한 장면 민주당 정권이 이승만 독재 정권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자유를 부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적으로 묘사한 시”라고 설명한 뒤 “국어교과서에도 실렸다”고 하자 그제야 청중은 ‘안도’했다.

저자는 말한다. 김수영이 50년 전에 도달한 자유로운 인문정신에 아직 우리가 다가서지 못했다고. 우리는 내면에 모종의 검열체계가 작동하는 한계에 아직 사로잡혀 있다고. 강신주가 김수영의 삶과 문학, 그리고 인문정신을 짚어본 책. ‘평론이 아니라 인문학적으로 김수영을 조명한다’는 취지는 신선하나, ‘자유’ ‘불온’ 등 기존 김수영 담론을 벗어난 새로운 시각을 찾기 어렵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