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오스카리브맨 in 오 나의 여신님
BMW는 바이크 사업부문인 ‘BMW 모토라드’를 통해 90년에 달하는 기간 자동차 못지않게 다양한 이륜차들을 남겼습니다. 그중 일부는 세월을 뛰어넘어 바이크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려는 BMW의 ‘오스카리브맨’은 심지어 일본의 애니메이션에서도 비중 있게 등장할 정도니까요.
1988년부터 최근까지 24년째 연재를 계속하고 있으며 TV 애니메이션과 극장판으로도 제작된 후지시마 고스케(藤島康介)의 ‘오 나의 여신님’은 얼핏 보기에는 전형적인 하렘물(여러 명의 이성에게 둘러싸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내용)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찬찬히 보다 보면 작가의 바이크와 자동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자동차부 부장을 맡게 된 게이이치의 애마는 BMW의 오스카리브맨. 바이크 본체 옆 부분에 동승자 전용칸(사이드카)이 달린 모델입니다. ‘배트맨과 로빈’에도 등장하는 동승 형태의 바이크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죠. 바이크에 사이드카를 부착하는 형태가 확산된 것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군이 전투력 증강을 위해 사용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만화 중간 중간에는 게이이치가 이 바이크를 타고 레이싱 대회에 나서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요. 사이드카는 단순히 1명을 옆에 더 태울 수 있는 부속장치가 아닙니다. 코너링을 돌 때 동승자가 재빨리 몸을 기울여 무게를 이동해야 원하는 방향으로 신속히 나아갈 수 있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바이크 본체에 타고 있는 운전자의 기술만으로는 레이싱 대회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두기 어렵다는 얘기죠.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게이이치와 베르단디는 대회에서 연전연승을 기록하며 애정을 키워갑니다. 바이크를 사랑하시나요? 언젠가는 당신의 사이드카에도 행운의 여신이 타게 되는 날이 올 겁니다.
이진석 기사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