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흥행따라 우대금리… 야구팀 성적따라 이자 더…금융당국 “심사 통해 규제”
우리은행이 17일 내놓은 ‘시네마정기예금 코리아’는 다음 달에 개봉하는 영화 ‘코리아’의 관객 수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 예금상품이다. 관객이 100만 명을 넘으면 연 0.1%포인트, 200만 명을 넘으면 0.2%포인트, 300만 명을 돌파하면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국민은행이 최근 판매를 시작한 ‘2012 KB국민프로야구예금’도 비슷한 구조다. 자신이 응원하는 야구팀을 고객이 직접 고른 뒤 그 팀의 올 시즌 성적에 따라 다른 이자를 받게 돼 있다. 응원하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르거나 지난해보다 순위가 오를 때 각각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은행권의 수신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처럼 약간의 사행성을 가미한 금융상품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은행들은 “고객들의 흥미를 유발한 새로운 마케팅법”이라고 말하지만 “자신의 노력에 관계없이 순전히 미래 예측에 따라 금전보상을 해주는 것은 도박과 마찬가지”라는 비판도 꾸준히 나온다.
금융당국은 일단 개별적인 약관 심사를 통해 정도가 지나치다고 판단되는 상품은 규제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구체적 수치를 정할 수는 없지만 우대금리가 지나치게 높아 다른 고객들에게 피해가 갈 정도라면 심사를 해 걸러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