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과학연구원 실험
‘왕따(집단 따돌림)’ 예방에 규칙적인 체육활동이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은 지난해 실시한 ‘고강도 유산소 운동 시간의 누적 형태가 비만 청소년의 생리 및 심리적 측면에 미치는 영향’이란 연구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운동이 생리적 건강 증진은 물론이고 자존감을 높이고 우울증을 낮추는 등 정서적인 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은 놀림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고 운동으로 몸이 단련되면서 자신의 가치를 인식해 왕따가 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과체중 및 비만 남자 중학생 42명을 대상으로 연속운동그룹(한 번에 40분간 운동), 누적운동그룹(하루 20분씩 2회 운동), 통제그룹(운동 안 함)으로 나눠 8주간 실험해 사전 사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운동 그룹을 둘로 나눈 것은 운동을 한 번에 많이 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조금씩 해도 심리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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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정 책임연구원(운동생리학)은 “자존감과 우울증은 왕따의 주요한 변수이다. 운동을 함으로써 다른 학생의 반응에 덜 민감해지고 자신의 가치를 더 존중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번 연구로 운동이 왕따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청소년 운동의 기반은 학교라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도 학교 체육을 강화해야 아이들이 심신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상급학교 입시로 학교 체육마저 실종된 한국 교육의 현실이다. 방과 후에도 학원에 가느라 운동할 시간이 거의 없다. 비만과 왕따가 늘고 있는 배경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