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만족’ 제품 여성에 인기… 작년 매출 27% 증가일부선 늦은밤에 판매도… 유통업계는 매장 늘려
롯데마트는 지난달 28일 서울 잠실점에 고급 속옷 매장 ‘이너 센스’ 1호점을 열었다. ‘캘빈클라인’ 제품을 수입해오고 피팅룸 콘셉트를 ‘웨딩드레스’로 잡는 등 제품과 진열, 서비스의 고급화에 초점을 맞췄다. 롯데마트 제공
최근 고급 속옷을 사는 여성이 크게 늘고 있다. 눈에 띄는 특징은 고급 속옷에 투자를 하는 가운데서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백화점보다 가격이 싼 대형마트나 홈쇼핑, 온라인몰을 찾는 여성이 많다는 점. 이에 대해 상당수 전문가는 전형적인 ‘불황형’ 소비패턴이라고 설명한다. 유통업체들은 이런 추세에 맞춰 별도의 속옷 매장을 새로 만드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 “불황엔 야한 속옷이 잘 팔린다”
롯데마트에서 올 들어 3월까지 속옷 매출을 집계한 결과, 일반 제품군의 매출은 작년 1∼3월 대비 5.3% 줄어든 반면 고급형 제품은 37.5% 늘었다. 작년 CJ오쇼핑에서 속옷 매출 증가율은 27.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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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엔 밖에서 쓰는 돈을 줄이다 보니 ‘인도어(indoor)형 상품’인 속옷을 구매한다는 해석도 있다.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과 교수는 “불황에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길어져 예쁘고 야한 속옷이 잘 팔린다는 게 패션계의 정설”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신세계몰은 매일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만 이용 가능한 성인 전용 속옷 매장을 2일부터 열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디자인이 야해 성인 인증을 받아야만 접속할 수 있다”며 “하루 중 오후 10시∼오전 6시의 속옷 매출 비중이 13%에서 18%로 늘었다”고 전했다.
○ 유통업계, 매장 확대 발빠른 움직임
고급 속옷을 싸게 사려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알뜰형’ ‘실속형’ 구매가 주류를 이루는 유통채널에서도 고급 속옷 매장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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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은 속옷 자체상표(PB)인 ‘피델리아’와 패션디자이너 베라 왕이 협업한 ‘베라 왕 포 피델리아’를 15일부터 선보인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