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년 만에 첫 휴장하던 날
멈춰선 게임기 몰래카메라 사건이 발생한 강원랜드 카지노가 10일 개장 12년 만에 처음으로 휴장한 가운데 국내외 전문가 48명으로 구성된 일제점검단이 불법 시설물 설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직원들은 자정결의대회를 갖는 한편 윤리 워크숍을 진행했다. 정선=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랜드는 카지노에서 돈을 탕진한 뒤 인근에서 생활하는 일명 ‘카지노 노숙인’이 400∼500명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개장 초기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강원랜드와 지역 상인들은 이들이 휴장을 맞아 찜질방이나 PC방, 음식점 등에 몰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대부분 외곽으로 빠져나갔다. 그 바람에 카지노가 위치한 정선군 사북읍과 고한읍 상가는 평소보다 한산했다.
이날 오전 11시경 고한읍의 한 찜질방은 평소보다 적은 60여 명이 잠을 자거나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60대 남성은 “며칠 전부터 휴장일을 통보했기 때문에 기차를 타고 동해안으로 놀러가는 등 노숙인 대부분 이날 하루 카지노를 떠났다”며 “어차피 한 달에 15일간만 출입할 수 있어 별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북읍의 한 PC방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업주는 “잠시 잠을 청한 카지노 손님들이 낮 12시 전후로 몰리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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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강원랜드는 이날 오전 8시부터 국내외 전문가 48명을 투입해 1100여 대의 테이블 및 머신 게임기에 대한 일제점검을 벌였다. 강원랜드는 불법 장치물 설치와 전파 발신 여부, 무선 주파수 검색 등에 대해 조사했고 이르면 11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직원 1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정결의대회를 열고 전 직원이 반부패 청렴 서약서를 제출했다. 최흥집 대표이사는 “최초의 임시휴장일로 기록되기보다 강원랜드가 투명하고 깨끗한 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날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선=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