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라는 이름은 이혜천(두산)에게 또 다른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아들 태양 군을 떠올리며 모자에 그린 태양의 그림에서 그의 각오를 읽을 수 있다. 잠실|홍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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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때요?”
4일 잠실구장, 두산 이혜천(33)이 갑자기 모자를 내밀며 미소를 지었다. 거기에는 ‘해’가 그려져 있었다. 딱 보기에도 한 획, 한 획 정성스럽게 그린 티가 나는 그림이었다. 해가 상징하는 것은 다름 아닌 아들 태양(3) 군. 그는 “일본(야쿠르트)에 있을 때부터 쭉 그려왔다”고 담담하게 말했지만 거기에 담긴 의미는 남달랐다.
이혜천은 지난해 한국무대로 복귀했지만 받아든 성적표는 1승4패, 방어율 6.35로 초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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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다.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서다.
그는 “세 살배기가 야구경기를 틀어주면 몇 시간 동안 가만히 야구만 본다”며 “내가 야구선수인 것도 안다. 경기에 나오면 TV 화면을 가리키며 ‘아빠’를 외치고, 아침마다 글러브를 들고 와 캐치볼을 하자고 조른다”고 귀띔했다. 이혜천이 2012시즌 잘 해야 하고, 잘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