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신문로 성곡미술관이 중견중진 작가를 조명하는 9번째 전시로 마련한 이재효 씨(47)의 ‘자연을 탐(探)하다’전은 소박한 재료를 이용해 자연의 근원적 질서를 탐구한 작업을 소개한다. 나무와 못을 집적해 다양한 형태로 깎아낸 뒤 그 속살과 단면을 드러낸 작업이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상업적 성공 뒤에 가려졌던 예술세계의 깊이와 치열한 면모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전시다. 1991년부터 최근까지 작업해온 조각 설치 드로잉 오브제 등 300여 점을 볼 수 있다.
그의 작업에선 자연과 인공, 나무와 철처럼 대립되는 요소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상호보완적 관계를 추구한다. 나무를 소재로 만든 작업이 얼핏 철 조각처럼 보이고, 철을 용접해 만든 작품에서 자연의 표정이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대형 설치작품 외에 핀, 용수철, 수건, 담배꽁초 등 버려진 사물로 만든 오브제 드로잉과 소품도 놀라운 상상력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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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