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에 숨어있는 서원… 과거-현재 잇는 든든한 고리”
대구 달서구 상인동 낙동서원 앞에 선 이현경 씨. 그는 “대구의 속살 같은 서원이 삶을 돌아보는 거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홍보기획 전문회사인 ‘밝은사람들’에서 기획팀장인 이현경 씨(31·여)는 지난해 1년 동안 카메라를 메고 대구에 있는 서원(書院) 24곳을 주말마다 답사했다. 회사일을 하다 우연히 아파트단지 사이에 외딴섬처럼 외롭게 자리 잡은 서원을 발견하고 하나씩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였다.
그는 발품을 팔면서 서원과 만난 애틋한 느낌을 최근 ‘대구의 서원이야기-빌딩숲 사잇길 따라’라는 책으로 펴냈다. 대구경북연구원이 출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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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서구 이곡동 와룡산 자락에 있는 용강서원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이 묵은 기와집 옆으로 난 산길을 오르며 맑은 공기 속에서 건강을 챙겨왔지만 서원 담장 너머에 모셔진 나라 사랑하는 마음의 소리 없는 가르침은 얼마나 듣고 깨달았는지 알 수 없습니다’라고 썼다.
이 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서원을 보듬을수록 이곳이 지금 생활과 단절된 역사공간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든든한 고리처럼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 서원의 그윽한 향기가 청소년들에게 퍼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책 500권을 대구시교육청에 기증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