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달라도 괜찮아/지나 갤러거 외 지음·전미영 옮김/296쪽·1만3000원·부키
이 책을 함께 쓴 자매도 마찬가지였다. 언니인 패티는 양극성장애를 가진 딸 제니퍼를, 동생 지나는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진 딸 케이티를 돌보고 있다. 양극성장애는 흔히 조울증으로 불리며 들뜬 기분과 침울한 기분이 반복되는 정신질환이고, 아스퍼거증후군은 언어, 행동 등 발달이 심각하게 더뎌지는 자폐증의 초기 단계다. 장애아를 둔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이 자매도 장애를 발견하던 순간의 놀람과 절망,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겪게 되는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에 대면한다. 하지만 이들 자매는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하게 나선다.
“남들의 자식 자랑이 듣기 싫다는 말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저 우리 아이들에 대해서도 물어봐 달라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운동을 잘하지 못하고, 우등생도 아니고,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지도 않다. 하지만 부모인 우리가 자부심을 느낄 만한 일은 수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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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고 당찬 자매의 자녀 양육기를 읽으면 저절로 엷은 미소를 짓게 된다. 장애에 대한 작은 생각의 변화가 자신의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 변화를 이끄는 과정이 따뜻하고 밝게 펼쳐진다. “괜찮아, 조금 다를 뿐이니까”를 함께 외치고 싶을 정도로.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