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백화점에 갔는데 화이트데이에 친구나 연인에게 줄 선물 사는 사람들로 붐볐다. 무슨 데이니 하는 날들은 업체의 상술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적지 않지만, 매년 많은 이들이 잊지 않고 선물을 주고받으며 그날을 챙긴다.
만약 지금 당장 거리에 나가 “3월 26일이 무슨 날인지 아세요”라고 물으면 갸우뚱하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이날은 천안함 폭침 2년이 되는 날이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46명의 우리 장병이 북한의 기습도발로 자신들의 꿈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한 채 차디찬 바다에서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대다수 국민이 북한의 만행에 크게 분노했고, 아들 형제를 잃은 유가족의 심정으로 가슴 아파했다. 작년 이맘때쯤 천안함 1년 추모행사가 다양하고 성대하게 열렸다. 그런데 올해는 천안함에 대한 관심과 추모열기가 작년만 같지 않아 안타깝고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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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북한이 또 도발해 오면 10배로 응징하겠다”며 단호하게 국가 수호 의지를 밝힌 것은 “혹시나 또?” 하며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우리 군에 대한 큰 믿음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시기적절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지키다 산화한 46용사를 추모하며 살아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 이상 천안함의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고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일 것이다.
북한과 대치하며 밤낮으로 대한민국 바다를 지켜주는 해군을 ‘해적’이라고 막말까지 한 사람이 있다. 자기 나라 군대를 이처럼 비하하는 사례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해적 가족’에서 자유로울 대한민국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 작금의 안보 현실 속에 젊은 천안함 호국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진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김계영 경기 고양시 덕양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