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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西 20개국 넘나드는 하모니…첼리스트 요요마

입력 | 2012-03-08 03:00:00

‘실크로드 앙상블’… 3번째 내한공연



크레디아 제공


스페인의 백파이프인 ‘가이타’와 중국 호른인 ‘쒀나’가 대화를 주고받는다. 큰북의 호령 속에서 바이올린은 피치카토로 조잘댄다. 한국의 장구, 일본 피리 ‘샤쿠하치’도 어우러진다. 한 무대에서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 넘나든다. 첼리스트 요요마(사진)가 꾸리는 ‘실크로드 앙상블’이다.

12일 서울에서 다채로운 음악을 펼칠 요요마를 e메일로 만났다. 실크로드 앙상블의 내한공연은 2004, 2010년에 이어 세 번째다.

요요마는 1998년 한국, 중국, 몽골, 이란, 인도, 터키 등 옛 실크로드 지역에 있는 20여 개국의 음악가들을 모았다. 그는 “다른 시대와 다른 국가를 이해하지 않으면 내가 지금 왜 여기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내가 15년간 이끌어온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문화와 교육 실험을 함께 진행한다. 다른 문화와 음악을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은 ‘공유하는’ 것이다. 연주자들이 서로 경쟁하기보다 화합하고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면서 이렇게 다른 음악도 함께할 수 있다는 걸 알리는 게 우리의 철학이다. 앙상블 단원은 모두가 리더이자 동시에 제2 바이올린 주자(보좌역)처럼 연주하면서 하모니를 만든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작곡가 김대성 씨가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위해 만든 창작곡 ‘돌에 새겨진 사랑’을 선보인다. 2000년부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동원 원광디지털대 전통예술학과 교수가 장구를 친다. 요요마는 “2005년 일본 나고야 엑스포에서 김동원 교수와 가야금 연주가 김지현 씨의 한국 전통음악 무대를 보면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들이 빚어내는 음악에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한국의 사물놀이에 관심이 많다. 장구가 덩덩 울릴 때 퍼져 나가는 음악의 힘도 감동적이다. 한국 관객들은 친근한 장구소리와 더불어 낯선 음악을 함께 들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바다. 매 공연 연주자들과 관객이 정신적으로 교류하는, 새로운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

실크로드 앙상블은 중국 민속음악 ‘미도산 민요 모음’과 ‘산은 멀고’ ‘타란타 프로젝트’ ‘북 오브 에인절스 모음곡’ 등 창작곡도 들려준다. 요요마는 한국 관객들에게 “음악을 들으며 각자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길, 시간과 공간으로의 여정에 몸을 맡기고 마음이 여기저기 여행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      

:: i :: 12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6만∼17만 원, 학생석 4만 원. 1577-5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