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해군기지 야권연대로 심판”… 총선 이슈화
“北도발 응징” 연평도로… “해군기지 안돼” 제주도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7일 오전 서해 연평도 해병부대를 방문해 군사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김 장관은 북한이 도발할 경우 강력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왼쪽사진). 같은 날 오후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 현장을 전격 방문해 “야권 연대를 이뤄 총선에서 승리해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국방부 제공·서귀포=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는 이날 해군기지의 방파제 공사를 위한 ‘구럼비 해안’ 발파가 실시된다는 소식을 접한 뒤 서둘러 제주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당 관계자는 “그만큼 시급한 현안이기 때문에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내려갔다”고 말했다. 정동영 상임고문과 천정배 전 최고위원,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 야권 핵심인사들은 이날 새벽부터 현장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다.
이날 오후 6시 반경 현장을 찾은 한 대표는 강정마을 공사현장 정문 부근에서 “정부는 4·3(1948년 4월 3일부터 제주에서 발생한 민간인 대량 희생사건)의 아픔을 갖고 있는 제주도민, 강정주민들의 가슴에 또다시 폭탄을 터뜨려 상처를 주고 있다”며 “최고위원회의 도중 발파 이야기를 듣고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이명박 정부에 요구했으나 메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는 4년째 완전불통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짓밟고 있다”며 “야권연대를 이뤄 총선에서 승리해 해군기지 공사를 중단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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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서 일부 주민이 한 대표에게 “총리 시절 해군기지를 확정하지 않았느냐.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고 비난하면서 한 대표의 차량 밑에 눕기도 하고 당직자들과 몸싸움까지 벌인 것은 이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지역 주민, 정부, 안보 관계자, 전문가가 다 모여서 많이 토론하고 협의한 결과 국익에 도움된다고 결정 내려진 사안이다. 지속적으로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선에서 이 문제가 쟁점이 되면 적극 대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