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쓰비시 로켓공장 가보니
미쓰비시중공업 관계자가 나고야 도비시마 공장에서 제작한 H-2A로켓의 제원을 설명하고 있다. 이 로켓은 가고시마 현 다네가시마 발사대로 옮겨져 한국의 아리랑 3호를 우주로 실어 나를 예정이다. 나고야=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20일 방문한 이 공장에는 한국의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3호를 5월경 우주로 실어 나를 직경 4m, 높이 57m의 H-2A로켓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공장 회의실에서는 로켓 제작에 관여한 기술진 100여 명이 모여 로켓 성능을 점검하는 심사회가 열렸다.
완성된 H-2A로켓은 미쓰비시중공업의 21번째 제품이다. 지금까지 20기를 쏘아 올려 1기만 실패했다. 2005년 이후로는 14기 연속 발사에 성공했다. 나로우주센터에서 거푸 로켓 발사에 실패한 한국으로서는 부러움과 추격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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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산업에서 한국과 일본의 기술 격차는 35년 이상이라는 게 중평이다. 일본은 1960년대 후반 연속 4차례나 로켓 발사에 실패했지만 중국의 핵실험에 놀란 미국의 도움으로 1975년 구모델인 N-1을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었다. 1990년대 들어서는 당시 로켓 제작비의 2배인 190억 엔을 쏟아 부어 우주기술 자립을 이뤘다. 그 결실이 H-2시리즈다.
2000년대 들어서는 ‘3세대, 4세대’를 향해 달아나고 있다. H-2A에 비해 갑절인 8t의 위성을 우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H-2B가 이미 2차례 발사에 성공해 이르면 내년에 상업화에 돌입할 예정이다. H-2B는 미국이 비용 때문에 스페이스 셔틀 운용을 중지함에 따라 무인수송기로 우주정거장에 물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킹 실력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남은 것은 유인우주선 실현인데 이는 선택의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본은 이미 우주로 나간 우주선을 대기권으로 재돌입시키는 기술도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많다.
우주기술은 이용 목적에서 ‘평화와 전쟁’이라는 이중성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 일본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2008년 우주기본법을 만들어 자위대가 정찰위성을 방위 목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바꾸더니 지난달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해당하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설치법에서 우주개발을 평화목적으로 한정하는 조항을 삭제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4월 우주개발을 총괄할 우주전략실을 내각부에 설치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 우주청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산업용뿐만 아니라 군사용까지 감안한 전천후 우주전략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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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