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과부 통계, 현실과 큰 차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부담이 커진다는데, 정부는 사교육이 줄어들고 있다고 선언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통계청이 지난해 전국 학부모 4만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를 근거로 “사교육비 총규모와 사교육 참여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17일 발표했다.
교과부에 따르면 2011년 사교육비 총규모는 20조1266억 원으로 2010년(20조8718억 원)에 비해 3.6%가 줄었다. 2년 연속 사교육비 총액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좀 다르다. 학생 수가 2010년보다 24만9000명(3.4%)이나 줄어든 영향이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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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의 사교육비가 늘어난 것은 영어, 수학 사교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영어는 2010년 9만1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4.4%), 수학은 9만 원에서 9만7000원으로(7.8%) 올랐다. 고등학생도 월평균 사교육비는 지난해와 같은 21만8000원이었지만 유독 영어 수학 사교육만은 각각 4.8%와 1.2%가 올랐다.
▶ [채널A 영상] 여전히 등골 휘는 학부모 “지난해 사교육비 안 줄었다”
학부모가 체감하는 사교육비는 계속 느는데 정부 통계는 2년째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교육의 양극화’와 ‘사교육의 저연령화’를 원인으로 제시한다. 신고 되지 않은 고액 과외나 학원비를 신고할 때 누락하는 특강비나 교재비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양극화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발표에서 1인당 사교육비 액수 비교를 제외했다. 하지만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한 달에 사교육비를 50만 원 이상 쓰는 학생이 지난해 12.1%에서 12.6%로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강사 김모 씨(28)는 “최근 들어 학원생이 줄어드는 경향은 있지만 학교가 좋아져서가 아니라 경기 악화로 학원비가 부담스러워 그만두는 경우가 80%를 넘는다”며 “수강생이 줄어도 학원이 과목별로 전문화돼 수강료가 비싸지는 흐름 때문에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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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