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력 8위 동부가 정규시즌 우승한 비결은
강동희 동부 감독은 “중고교나 대학 농구라면 몰라도 프로까지 진출한 선수들의 공격 능력을 더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수비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그리고 프로리그에서는 상·하위 팀 간 공격력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감독의 말대로 공격력보다는 수비력이 팀 순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대표적인 예가 동부다. 동부는 공격력이 총 10개 구단 중 8위로 하위권이지만 다른 팀들을 압도하는 수비를 앞세워 이번 시즌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수비력 2, 3위인 인삼공사와 KT는 팀 순위에서도 그대로 2, 3위다. KT는 공격력이 9위에 불과하다. 결국 상위권인 1∼3위는 수비 능력대로 순위가 매겨진 셈이다. 수비력이 중위권(4∼6위)이면 팀 성적도 중위권이고 수비력이 하위권(7∼10위)이면 팀 순위도 하위권이다.
수비는 공격에 비해 잘하는 팀과 못하는 팀의 격차가 뚜렷하다. 공격력 1위인 KCC와 최하위인 전자랜드는 평균 득점에서 5.5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수비력 1위 동부와 꼴찌인 삼성의 평균 실점은 16.7점이나 차이가 난다. 공격은 잘하는 팀이나 못하는 팀이나 별 차이가 없지만 수비는 격차가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에 팀 성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에선 수비 농구가 재미를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포함해 최근 10시즌 동안 수비력 1위 팀이 정규시즌 정상을 차지한 게 8차례나 될 만큼 국내 프로농구에서는 수비 농구가 갈수록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