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전훈 중인 프로 골퍼 지망생들이 오전 연습라운드를 끝낸 뒤 그린에서 퍼트 연습을 하고 있다. 백사장에서의 훈련은 스윙 때 하체가 움직이지 않도록 밸런스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지구력 강화 훈련을 받고 있는 연습생들이 힘든 듯 고통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골드코스트(호주 퀸즐랜드 주) | 주영로 기자
눈 뜨면 골프! 밥 먹고 골프!
새벽 5시30분 기상 아침식사 전까지 개별훈련
라운드 등 집중레슨…저녁까지 필드서 땀방울
코치들 엄격한 관리…별 보며 또 체력훈련 돌입
투어자격증 5∼10년…아파트 한채값 투자 기본
골프를 배우는 선수들의 최종 목적지는 PGA와 LPGA 무대다. 그러기 위해선 ‘프로’의 관문을 먼저 통과해야한다. 프로의 길은 험난하다. 국내에서 프로가 되기 위해선 수백 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짧게는 4∼5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린다. 호주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의 레이크랜드 골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프로지망생들의 24시를 알아본다.
○골프로 시작해 골프로 마무리
○톱 프로도 열외 없는 전훈캠프
전지훈련 캠프에는 톱 프로부터 이제 갓 골프를 시작한 주니어 선수까지 다양하다. RNY 골프인스티튜트에는 2011년 KLPGA 3관왕 김하늘과 미 LPGA 투어에서 뛰는 김송희, 제니퍼 송 같은 톱프로를 비롯해 투어프로와 세미프로 8명, 프로 지망생과 주니어 선수 14명이 함께 훈련한다. 톱스타라고 해서 열외가 없다. 훈련 기간에는 프로지망생이나 주니어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을 소화한다. 톱 프로의 모습은 프로 지망생과 주니어 선수들에게 선망의 대상이다. 함께 땀을 흘리는 것만으로도 큰 교육이 되고, 톱 프로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는 후배들에게 천금처럼 값지다.
올해 KLPGA 프로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는 세미프로 이윤지(21)는 “(김)송희 언니와 라운드 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그 중에서도 ‘미스샷을 했을 때 잘못된 점을 계속 생각하기보다 다른 생각을 하면서 빨리 그 순간을 잊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멀고도 험난한 프로의 길
프로의 첫 관문은 세미프로다. 국내에서는 만 17∼18세(남녀 다름)가 되어야 세미 프로테스트에 응시할 수 있다. 세미프로(준회원)에 합격하면 다음은 프로테스트(정회원)라는 더 큰 관문이 기다린다. 기회는 1년에 딱 2번뿐. 그 다음은 지옥의 레이스라는 퀄리파잉스쿨(또는 시드전)을 통과해야 한다. 경쟁률은 6∼7대1 수준으로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여기까지 합격해야 비로소 정규투어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보통 5∼10년 정도 걸린다. 그래서 골프선수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선 “자식을 프로선수로 만들려면 서울에 있는 아파트 한 채 값은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프로가 됐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국내를 넘어 일본, 미국 같은 더 큰 무대로 진출하기 위해선 더 힘들고 좁은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 어려운 게 프로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