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방에서 온 대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에다
방세, 생활비까지
돈 쓸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닙니다.
과거엔 이런 지방학생들이
기숙사에 들어가게 되면
다들 부러워했는데
요즘은 상황이 정반대가 됐습니다.
▶ [채널A 영상] “한 달에 50만 원” 돈 많이 내는 학생이 최우선인 민자기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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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들어가면 꽉 차버리는
한 평 남짓한 고시원.
숭실대 4학년 최원석 씨는
학교 기숙사에 살다 최근
고시원으로 나왔습니다.
등록금, 생활비에
한달에 30만 원이 넘는 기숙사비까지
충당하기가 버거웠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최원석 숭실대학교 4학년]
“1년이면 120만 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
가정형편을 생각하면 그것도 아껴야겠더라구요“
지난해 완공된 고려대학교의
새 기숙사는 더 비쌉니다.
2인 1실 기준으로
한 학기에 200만 원,
한달에 50만 원 꼴입니다.
마찬가지로 기숙사를 나와 친척집에 살거나
어쩔 수 없이 학교 주변
하숙이나 원룸을 찾는 학생들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따져보면,
등록금 100만 원,
기숙사비 50만 원,
용돈과 교통비 등
꼭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잡아도,
2백만 원 가까이 필요합니다.
[인터뷰 : 고려대학교 1학년 김건희]
"이것 저것 들어가는 게 많으니까
부모님께 죄송하죠"
그런데 이 대학 기숙사들은
민간자본으로 지어졌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학교 돈을 들이는 대신
민간 자본으로 기숙사를 짓고,
업체가 15년에서 20년 정도
기숙사를 운영해 수익을 낸 뒤
대학에 건물을 넘겨주는 방식입니다.
돈을 보는 것이 목적이다보니 학생 복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인터뷰 : 고명우 서강대 총학생회장]
“돈 많이 내는 학생이 최우선이지,
집이 멀건 성적이 좋건 상관이 없습니다. “
정부 대책은 더 한심합니다.
대학생 9천 명을 뽑아
전세자금을 대출해 주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성사된 건 천여 건에 불과합니다.
학교 주변에 전세 물량이 없는데다
가끔 있는 전셋집도
부채비율 등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기가
힘들어 탁상공론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싱크 : 대학 주변 부동산]
“전세물량이 있으면 자기들한테 연락해주면
대학생한테 연결해보겠다고 하는데도
물량이 없어요. 다 월세예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기숙사에 허울뿐인 정부대책.
새학기를 코앞에 둔 대학생들은
조금이라도 더 싼 방을 구하기 위해
찬바람을 맞아가며 발품을 팔고 있습니다.
채널에이 뉴스 이상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