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광운대 학기당 수업일수 1주일 줄이기로
6일 오후 서울 노원구 광운대 사무실 앞에서 이 학교 학생이 ‘수업일수를 줄이면서 등록금을 인하하는 것은 기만적’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붙이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박현탁 씨(22·광운대 전자통신공학과 3학년)는 “학교가 등록금 인하 소식은 대대적으로 알리고 수업일수 단축 사실은 홈페이지의 학칙에 게시하는 등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학생의 권리와 직결된 사안을 쉬쉬하는 학교의 기만적인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흥분했다. 광운대 총학생회는 6일 서울 노원구 광운대 본관에서 수업일수 단축에 대한 학교 측의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이 대학들은 고등교육법상 대학의 의무 수업일수가 학기당 15주(연간 30주)로 규정돼 있어 수업일수 축소에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그러나 15주 수업을 실시하는 대학은 서울대 홍익대 단국대 등 소수이며 대부분의 대학은 학기당 16주 수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5주 수업을 했던 숙명여대는 올해 등록금을 2% 내렸지만 수업일수는 16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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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는 이번 수업일수 축소로 올해부터 월급제 전임교수들의 의무수업을 주당 6시간에서 7.5시간으로 늘리는 한편 시간강사 강의 비중을 줄여 학기당 인건비 2억1000만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양대 관계자는 “수업일수를 1주일 줄이면서 전기료와 수도요금도 1억 원가량 아끼게 되는데 이는 등록금 인하를 위해 학교가 마련한 자구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한양대는 이와 함께 정규 학사일정을 단축하는 만큼 기존 4주 과정으로 운영하던 계절학기 수업을 5주로 늘리고 이수 가능 학점도 최고 6학점에서 9학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대해 서 씨는 “수업일수 축소로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 학생들이 계절학기 재수강에 대거 몰릴 수 있다”며 “학교가 줄어든 정규학기 등록금 수입을 계절학기 등록금으로 충당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시간강사의 강의가 줄어들면서 수업에 따라 다양한 교수진을 선택할 수 있는 학생들의 권리가 침해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양대 중앙운영위원회는 등록금은 동결해도 수업일수는 지켜야 한다는 학내 여론을 감안해 조만간 집단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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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국 기자 m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