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을 충성고객으로 만들어” 이순우 우리은행장 직접 발표
청원경찰에서 정규직 행원으로 깜짝 채용된 정민혁 씨(오른쪽)가 ‘우리은행 경영전략회의’에서 이순우 우리은행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행사 중 그의 이름을 부르자 정 씨는 머뭇거리며 연단으로 걸어 나갔다. 이 행장은 “이 청년은 청원경찰의 신분임에도 경쟁사 고객을 우리한테 끌어왔다”며 그를 정규직 행원으로 승진시키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정 씨는 이 은행장에게 큰절을 올리고는 눈물을 쏟았다. 이날 행사에선 창구업무만 하는 텔러인 수원지점 김정숙 대리도 우수한 영업실적을 인정받아 일반직군으로 전환됐으며 다른 두 명의 부지점장도 지점장으로 승진했다.
정 씨는 1998년 인천에서 공고를 졸업했다. 이후 선풍기 제조사 직원, 횟집 일 등을 전전하다가 농협에서 청원경찰 업무를 시작했다. 우리은행 송도지점에서 일을 한 것은 2005년부터다. 지금까지 7년 동안 송도지점 한곳에서만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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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씨는 이제 은행 창구직원으로 새 인생을 시작한다. 처음엔 공과금 수납, 입출금 관리 등 기본업무부터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회에서 각종 차별을 받는 고졸자들에게 희망과 근성을 잃지 말라고 조언했다.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자기 학력을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한 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백 번, 천 번이고 도전하세요.”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