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승계 앞두고 내달 방미… 인권-경제현안 조율 촉각胡 방문 10년 전보다 열기
특히 그의 이번 방미는 10년 전인 2002년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이 그해 11월 총서기 선출을 앞두고 미국을 방문했을 때와 여러 면에서 비교돼 흥미롭다. 지난 10년간 괄목상대하게 높아진 중국의 위상이 차기 최고지도자의 방미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2002년 4월 후 부주석이 하와이를 거쳐 뉴욕 워싱턴 등을 5박 6일간 방문하는 동안 당시 미국 언론이 전한 미국 내 분위기는 “후가 누구냐(Who is Hu)?”는 것이었다. 후 부주석이 오래전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장쩌민(江澤民) 주석 후임으로 낙점됐고 1999년 군사위 부주석에 올랐으나 그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중국 지도자들의 미국에 대한 자세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후 부주석은 방미 기간 중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양국 경제협력의 새로운 계기가 마련됐다”며 2001년 12월 중국의 WTO 가입에 미국이 협력한 것에 감사를 표시했다.
시 부주석은 16일 열린 1972년 미중 공동성명 40주년 기념식에서 “미국은 중국의 전략적 의도와 발전 방향을 정확히 판단해야 하고 양국 관계 발전의 기초는 상호 핵심이익에 대한 존중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위안화 환율, 이란 제재, 아시아에서의 주도권 다툼 등 현안을 앞두고 당당히 제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시 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쓰촨(四川) 성의 티베트인 시위에 대한 중국 당국의 유혈진압이 계속되고 있어 인권 문제를 놓고 껄끄러운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