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권 뉴저지 검찰청 차장… 아시아계-이민자 최초 기록 의회상원 인준절차만 남아
한국계 미국인인 미 뉴저지검찰청 필립 권 형사범죄부 차장(44)이 뉴저지 주 대법원의 첫 이민자 출신이자 아시아계 판사로 지명됐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깜짝 인사를 발표했다. 1947년 뉴저지 주 헌법이 마련된 이후 처음으로 이민자 출신을 대법원 판사에 임명한 것. 주인공은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인 1973년 뉴욕으로 이민 온 필립 권 씨. 럿거스 로스쿨을 졸업하고 연방 검찰 산하 뉴저지 지방검찰청에서 갱단 관련 범죄 등 굵직한 강력사건을 수사해 온 그는 2007년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샤피 제임스 뉴어크 시장을 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이 사건으로 미 동부 한인사회에서 ‘뉴저지의 포청천’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지난해 뉴저지 검찰청 ‘넘버3’에 드는 검찰총장보(형사범죄부 차장)로 임명되었다.
이날 권 씨와 함께 주 대법원 판사에 지명된 브루스 해리스 씨는 동성애자이자 흑인이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임명은 역사적이다. 미국 사회의 다양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필립 권 씨는 1, 2주쯤 걸리는 뉴저지 의회 상원 청문회 등 인준 절차를 통과하면 정식 취임한다. 피터 어셀틴 뉴저지 검찰청 공보담당자는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동부에서 이민자가 대법원 판사에 올랐다는 것은 분명 뉴스”라고 말했다.
대전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최용훈 주유엔대표부 참사관은 “미 법조계에 한국인의 진출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