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403곳 위반 시정
고용부는 지난해 전국 6개 지방고용노동청에서 처음으로 근로시간감독기동반을 구성해 근로시간 초과 실태를 점검한 결과 100인 이상 고용 기업 505곳 중 403곳이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한도를 위반했다고 19일 밝혔다. 적발된 기업이 근로시간 한도를 맞추기 위해 신규 채용한 근로자는 2908명, 채용 예정 근로자는 2374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그동안 고용부의 근로감독은 임금 체불과 부당노동행위 발생 등 노사관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근로시간 중심의 근로감독이 이뤄진 것은 사실상 작년이 처음이다.
대기업에서는 자동차 업종의 신규 채용이 눈에 띈다. 고용부는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와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5대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모든 업체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며 장시간 근로의 ‘주범’인 주야 2교대제를 바꾸라고 압박했다. 이들 자동차 업체는 3월까지 1600여 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해 교대제 전환에 나선다.
고용부는 근로시간 단속이 신규 채용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 올해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신규 채용된 5282명 중 5167명이 상용직으로 채용되는 등 고용의 질도 높았다”며 “장시간 근로 개선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근로시간을 줄이는 기업에는 엄격한 법 적용 외에 정부 지원 등의 ‘당근’도 주어진다.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이번 조사 결과는 법을 지키기만 해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기업들이 장시간 근로를 개선하고 일자리를 나눌 수 있도록 무료 컨설팅과 교대제 개편을 위한 전환지원금 등 지원 정책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박태주 한국기술교육대 고용노동연수원 교수는 “국내 근로시간이 워낙 길어 이것만 줄여도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며 “청년실업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대선이 있는 올해 ‘근로시간 단축’이 고용 부문의 핵심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2193시간으로 세계 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