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북미 국제 오토쇼’ 디트로이트에 등장한 스포츠카
9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막한 ‘2012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벤츠 신형 SL클래스는 배기량을 4.7L로 줄였지만 최고출력은 12% 높아진 435마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과연 자동차의 본질이 경제성에만 있는 것일까. 단순히 탑승자를 태우고 목적지로 옮기는 이동수단을 넘어서는 특별함. 도로 위를 쏜살같이 질주하고 가파른 코너링을 돌아나가는 즐거움. 운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욕망이 과연 쉽게 사라질까. 9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막한 ‘2012 북미 국제 오토쇼(NAIAS)’에서는 이러한 의문에 답하듯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스포츠카와 고성능 자동차들이 전시장을 채워 관람객들을 설레게 했다.
GM은 쉐보레 브랜드의 소형차 ‘소닉(국내명 아베오)’의 고성능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형태)인 ‘소닉 RS’ 양산형을 출품했다. 이 차는 북미 시장을 통틀어 소형차 중 가장 먼저 터보 엔진이 탑재된 미국산 자동차다. 1.4L급 엔진으로 138마력(이하 미국 기준)을 발휘한다. 올 하반기부터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다. GM은 캐딜락 브랜드로는 BMW ‘3시리즈’의 대항마로 주목 받는 컴팩트세단 ‘ATS’도 선보였다. 2L급 엔진으로 270마력을 내는 고성능이다.
포드는 준중형차 ‘포커스’의 전기차 모델 등 친환경 노선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대표 중형세단인 ‘퓨전’의 신형에는 역동성을 강조했다. 신형 퓨전은 공기저항능력을 기존 모델보다 10% 높이고 차체 무게를 줄여 민첩함을 더했다. 크라이슬러는 중형세단인 ‘200’의 고성능 모델 ‘200 슈퍼 S’와 닷지 브랜드의 스포츠 세단 ‘차저 레드라인’을 공개했다.
○ 시장 확대 노리는 유럽차, 이미지 개선 노리는 한국·일본차 ‘총력 공세’
한국과 일본 자동차업체도 ‘값싸고 무난한 차’라는 딱지를 떼어버리기 위해 스포츠카를 여럿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스포츠카 ‘뉴제네시스 쿠페’와 스포츠쿠페인 ‘벨로스터’에 터보 엔진을 장착한 ‘벨로스터 터보’를 내놨다. 벨로스터 터보는 1.6L급 휘발유 직분사식(GDi) 터보 엔진으로 201마력을 발휘한다. 신형 제네시스 쿠페 3.8의 최고 출력은 348마력에 달한다.
뉴제네시스 쿠페는 상반기 중, 벨로스터 터보는 올여름부터 미국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미국 스포츠카 시장을 공략하며 대대적인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일본차업체들은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스포츠 쿠페 ‘렉서스 LF-LC’ 콘셉트카를, 혼다는 차세대 스포츠카인 ‘NSX 콘셉트’를 선보였다. 아직 콘셉트 단계에 있는 모델이지만 중형세단 등 수요가 높은 등급 차종을 벗어나 과거 일본차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린 스포츠카의 신형을 잇달아 투입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