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3전당대회를 준비하던 박희태 후보의 캠프는 겉으로는 매머드급이었지만 실상 캠프를 움직이는 건 소수였다고 당시 캠프 관계자들은 전한다.
박 후보 캠프가 대외에 공표한 캠프 조직은 주로 2007년 대선 경선 때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의원들로 구성됐다. 박 후보는 대선 경선 때 이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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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의원들은 캠프에 가끔 모여 상황을 체크하고 판세를 분석했을 뿐 캠프 활동에 깊숙이 관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411호 박 후보 캠프 사무실에 상주했던 이들은 외부 손님들을 맞는 비서를 포함해 10명 안팎에 불과했다고 한다. 캠프를 실제로 움직였던 이들은 김효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당시 캠프 상황실장), 이봉건 국회의장정무수석비서관(전 한나라당 의원보좌관), 조정만 국회의장정책수석비서관(전 박희태 의원보좌관)이었다.
김 수석은 현역 의원으로서는 유일하게 캠프 초창기부터 적극적으로 합류해 상황실장으로 공보, 일정, 메시지, 조직 등 캠프의 모든 일을 진두지휘했다. 김 수석은 박 후보가 대표로 당선된 뒤 대표비서실장으로 박 의장을 보필했다.
조 수석은 박 의장의 의원 시절 10년 이상 보좌관을 지냈으며 사실상 박 의장의 집사 역할을 담당해 왔다. 당시 캠프의 조직과 재정 등을 조 수석이 주로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수석은 캠프에서 공보, 일정, 메시지 등을 주로 담당했다.
“서울지역 30개 당협 사무국장에게 50만 원씩 돈을 나눠주라”고 구의원들에게 지시한 A 위원장은 당시 전국 원외 조직과 특보들을 관리했으며, 조 수석과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구의원은 “A 위원장이 불러서 갔더니 호남지역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며 “본인이 캠프의 전국 원외조직을 총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전했다.
▶본보 9일자 A1면 “당협 국장 30명에 50만원씩 돌려라”…
A3면 박희태 캠프 참여했던 친이계 줄소환 불가피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8일 검찰 조사에서 박 의장 측에게서 건네받은 ‘전당대회 돈봉투’를 돌려준 당사자로 지목한 K 보좌관은 박 의장 비서관 출신으로 전대 때 실무 역할로 박 의장을 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K 보좌관은 “4년 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시 정몽준 후보와 박빙의 당권 경쟁을 벌이던 박 후보 캠프는 자금이 그리 풍족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캠프에 관여했던 관계자들은 “캠프 내에서 돈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왔다”고 전했다. 실제 박 의장은 사비를 많이 쓰기도 했고, 여기저기서 후원을 얻으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