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위 간사 안민석 의원… 학교폭력 무지 드러내 빈축
안민석 의원
만약 A 군의 안타까운 죽음이 없었다면 지금도 ‘셔틀’이 왜 문제인지조차 모른 채 학교 현장 곳곳이 파괴되는 상황을 방치했을 가능성이 크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부 국회의원들은 그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일 교과위 법안심사소위 회의는 그런 국회와 어른들의 무신경함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다음은 회의록의 일부.
▽노재석 수석전문위원=김기현 의원 법안에는 학교폭력에 ‘강제적인 심부름’을 추가하자는 내용이 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교과위 간사)=그런데 심부름은 시킬 수 (있지 않나).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빵 셔틀(강압에 못이겨 빵을 사다주는 학생)을 얘기하는 것이다.
▽안 의원=빵 셔틀이 뭐냐?
▽조 의원=내가 안 의원과 같은 반 친구인데 딱 100원 주고 “야, 빵 사오고 라면도 하나 사오고…” 이렇게 시키는 것이다.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학교 내에서 학생 간에 발생하는 것이다.
▽안 의원=그것은 시킬 수 있지 뭐.
▽조 의원=갈취하는 것이다, 갈취!
▽안 의원=그런데 그것이 잘못됐지만 폭력이라고 정의할 수 없는 것 아니냐.
▽조 의원=위협을 하니까 정신적 폭력이다.
▽안 의원=그러니까 위협을 했다는 것도 애매하지 않나?
▽조 의원=이것이 심하다. 학교 안에서 심하다.
이날 안 의원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공방은 교육과학기술부가 ‘강제적 심부름’을 학교폭력에 포함시키는 데 반대하지 않으면서 마무리됐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